작가인 로알드 달의 어린 시절이 약간 녹아있는 책입니다.
주인공인 소년은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부모님이 노르웨이 분이시라 늘 휴가를 노르웨이에서 보냅니다.
그러다 부모님이 차 사고로 돌아가시고서는 할머니와 살게 되지요.
아버지의 유언으로 영국에서 교육을 받느라 할머니와 영국으로 돌아갔답니다.

젊어서 마녀전담반에서 일했던 할머니는 손자에게 마녀를 구별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 줍니다.
마녀는 가발을 쓰고(대머리라서), 늘 장갑을 끼고(날카로운 발톱이 있어서), 발가락이 없고,
콧구멍이 크며(아이들 냄새를 맡으려고), 침에 파란 빛이 돈다고요.

어느 여름 할머니는 폐렴에 걸리셔서 노르웨이까지의 무리한 여행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남부 해안가로 피서를 떠나십니다.
애완용 생쥐를 키우던 소년은 쥐들을 훈련시킬 장소를 물색하다 호텔 회의장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한창 훈련 중에 여자들이 우르르 들어와선 자물쇠를 채우고 회의를 시작했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들이 모두 마녀가 아니겠어요? 1년에 1번 열린다는 마녀들의 회의였던 거예요.
제일 우두머리인 대마녀까지 참석한 모임이었죠.
이 자리에서 대마녀는 아이들을 생쥐로 변화시키는 마법의 약을 소개합니다.
실제로 브루노라는 소년을 눈앞에서 생쥐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고요.
주인공 소년도 코가 예민한 마녀들에게 붙잡혀 생쥐로 변하고 맙니다.
마녀를 피해 간신히 할머니 방으로 돌아간 두 생쥐는 할머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지요.

마침 바로 밑에 있는 방이 대마녀의 방이었기 때문에 주인공 소년(아니, 이제는 생쥐)는 약을 한 병 훔치기로 합니다.
들키지 않고 훔쳐내서는 부엌에서 마녀들이 먹을 스프에 쏟아 넣는데 성공했습니다.
곧 그 호텔에 모인 모든 마녀들은 생쥐로 변하고 말았답니다.
평생 생쥐로 살아가게 되었지만 소년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생쥐로 만드는 약을 더 만들어 전 세계의 다른 마녀들도 생쥐로 변하게 하자는 계획을 짜지요.

부모의 죽음, 생쥐로의 변신 등 어른이 보기에는 암울한 내용이 있지만
로알드 달은 이 모든 것을 아주 가볍고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로알드 달은 1916년 10월 13일에 영국 웨일즈의 릴란도프에서 태어났습니다.
1942년 작가 포레스터를 만나면서부터 작품을 쓰게되었는데 그 때의 대표작이 영화<그렘린>으로 유명한 <리비아 너머의 공습>라는 책입니다.
<그렘린>을 쓴 후 15년동안 주로 성인을 위한 단편 작품을 썼고, 그의 작품은 작가라면 누구나 자신의 작품이 실리길 원하는 New Yorker, Harper, Atlantic Monthly에 자신의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이 시기에 로알드 달이 발표한 작품들은 "문명 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순수하면서도 무시무시한 인간의 본성이
사람을 압도할 만큼 절묘하게 뒤섞여 있는 잘 다듬어 지고, 짧고,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뛰어난 단편소설가인 오 헨리나 사키에 비견되는 로알드 달은 에드가 알랜 포 상을 세 번 받았습니다.

그가 본격적으로 어린이책을 쓰기 시작한 것은 자신이 아버지가 되면서부터입니다.
로알드 달은 헐리우드와 브로드웨이에서 여배우로 활동한 첫번째 부인 페트리샤 닐과 1053년 결혼을 했고,
그녀와의 사이에서 낳은 올리비아와 테사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야기를 해 주게 됩니다.
이 이야기가 바로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그후 <찰리와 초콜릿 공장>, <멍청씨 부부 이야기>, <마틸다>, <마녀를 잡아라>, <내 친구 꼬마 거인>, <조지, 마법의 약을 만들다> 등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영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둡니다.

그가 1988년에 발표한 <마틸다>는 6개월동안 무려 50만부가 팔리면서, 영국의 모든 어린이책 판매기록을 새로 수립했고, <찰리와 초콜릿 공장>는 중국에서 200만부가 팔리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1990년 골수 이형성 빈혈이라는 희귀병을 진단받은 로알드 달은 1990년 11월 23일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심술궂은 목사님>, <나의 생애>, <로알드 달의 요리책>을 집필하고 출간했습니다.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텔레비전과 게임대신 책을 들게 한 로알드 달에게 아동문학계는 인색한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