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아이랑 게시판 게시일 2008-03-06
자, 오늘은 많은 분(?)이 궁금해 하시는 것 – 방학 동안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은지-에 대해 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한국이나 이 곳이나 거의 비슷하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방학을 했다고 해서 직장을 다니는 엄마, 아빠가 그 기간에 항상 휴가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부모가 직장을 다니는 경우는 우리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곳 사람들도 많은 생각을 합니다. 한 번은 제가 지현이 친구 엄마 중에서 직장에 다니는 엄마에게 방학 때 주로 뭐하느냐고 직접적으로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 분 대답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이 곳 사람들은 친척들간에 돌아가면서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것이 생활화 되어있다는 점이었어요. 특히나 아이들이 있는 친척들은 휴가 계획을 함께 세우더라구요. 돌아가면서 휴가를 받아 아이들을 한 집에서 봐 주거나, 여행을 계획할 땐 동시에 휴가를 내어서 다녀 오거나 하는 거죠. 전 한국에서 그렇게 해 보질 않아서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렇다면, 단기간 호주를 방문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무엇을 하느냐는 본인이 결정해야 하니까요. 여기에 정리하는 것은 제 경험에서 나온 것이니 읽어보고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After School Care Program (Vacation Care Program)
모든 초등학교는 부모가 방과후 아이들을 봐 줄 수 없는 경우를 위해서 After School
Care Program을 운영합니다. 주로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이용하게 되죠. 학기 중
에는 오후에 주로 운영이 되는데 방학 동안에는 주 5일 하루 종일 문을 엽니다. 시간
은 본인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전 또는 오후에만 아이를 보내거나, 하루 종일 보낼 수도 있습니다. 방학 1~2주 전
에 그 곳에서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아이에게 안내문을 보냅니다. (가끔은 안 보낼 때
도 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직접 그 곳에 가서 가져와야 합니다.) 안내문을 자세히 읽어
보고 아이에게 도움이 될만한 프로그램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사실 매일 매일 다른 프
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매일 가는 아이들에게는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프로그램은 스포츠 집중 클리닉, Art & Craft, Dancing, Cooking,
Excursion 등 매우 다양합니다. 모든 체크가 끝났으면 학교에 있는 Care Center에
가서 예약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 곳에 아이를 보내려면 돈을 내야 합니다. 어떤
프로그램이 행해지냐에 따라, 그리고 몇 시간 동안(Half day, Full day) 맡기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Full day (8:00AM ~ 6:00PM)를 기준으로 하루에
$28~$39 정도.
1년을 이 곳에서 보낼 경우 방학이 4번 있는데, 그 중에서 한 번 정도는 이 곳을 이용
해도 좋을 듯 합니다.
특히 성격이 외향적이거나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영어향상에
도 많은 도움이 도움이 되겠죠?
2. Community Center 무료/유료 프로그램 이용하기
이 곳에서는 Community Center (Library) 시설이 너무나 잘 되어 있구요, 사람들
도 정말 친절합니다. 이런 곳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면 엄마가 부지런해야 하
구요, 반드시 차가 있어야 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용이하지 않고, 셔틀버스
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이죠.
지역마다 Community Center가 있지만 지역별로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
이웃 동네의 Center까지 방학 동안 무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미리 정보를 수집해
야 합니다. 모든 정보를 수집한 후에 계획을 세워 예약을 해야 합니다. 모든 프로그램
은 예약제이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여야 계획한 대로 방학을 보낼 수 있습니다.
지현이도 12월과 1월 여름방학 때(이 곳 애들레이드는 한국과 정반대의 날씨랍니
다.)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중심으로 몇 가지 유료/무료 프로그램을 이용했답니다.
제가 경험한 정보수집의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1) 지도 책과 인터넷 Search
(1) 본인이 결정한 지역(애들레이드, 브리즈번, 시드니….)의 지도 책을 구입한
다음, 살고 있는 동네를 중심으로 어떤 Community Center가 있는지 찾아봅
니다. 지도 책에 책 그림과 함께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어떤 동네에
Community Center가 있는지 동네이름을 체크해 둡니다.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몇 달 살다 보면 자동으로 알게 됩니다. ^^
많이 이용합니다.
검색창에 city of 동네이름을 타입핑하고 검색을 누르면 거의 대부분 정확한
사이트를 찾게 됩니다. (예: city of Unley) 그 사이트를 둘러볼 시간을 갖고
간단한 정보들을 메모합니다. (전화번호, Opening time…) 전화를 해 보고
방학 동안 개설되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확인한 후, 있다면 직접 방문해서 자세
히 살표보면 됩니다.
2) 아이 친구 엄마에게 정보를…
(1) 이 방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미리 아이 친구 엄마 한 둘 정도 사귀어두면 편합
니다.
방학하기 1-2주 전에 주변에 좋은 방학프로그램이 있는지 물어보면 잘 알려줍
니다.
좋은 프로그램 있으면 알려달라고 미리 말해두어도 좋습니다. 엄마가 적극적이
어야 아이 방학도 즐겁답니다. ^^
3. 스포츠 집중 클리닉 프로그램 이용하기
방학 때 주 5일 집중적으로 스포츠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 가
지 스포츠를 하는 경우도 있고 2가지를 결합해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여름방
학 때는 수영강습을 많이 받죠. 이 곳에서는 수영을 못하면 바보가 된 듯한 느낌이 듭
니다. 다른 아이들이 수영을 못하는 아이를 놀리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수영
을 하기 때문에 못하는 아이는 스스로 바보 같은 느낌을 받는 거죠. 보통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한 번 수영센터에서 수업을 받지만, 방학 때는 주 5일 수업을 받는 게 보통
이랍니다. 그리고 학교마다 일 년에 한 번 일주일 동안 수영강습을 하는 기회를
갖는데, 그 때가 바로 서로 비교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 곳에서의 수영수업은 한
반에 4명이 정원이구요, 고급단계에 있는 반을 제외하고는 30분 수업입니다. 부모
입장에서 30분이 짧다고 생각되는데, 4명이 30분 동안 쉬지 않고 수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많이 힘들어 합니다.
이것도 예약을 빨리 해야지 조금만 늦으면 자리가 없어요. 뭐든지 부지런해야 합니다.
4. 주변 지역 여행하기
제가 이곳에서 2번의 방학을 경험했는데요(10월, 12-1월), 날씨 때문에 여행을 하기
에는 4월과 10월 방학이 좋습니다. 이 기간에는 주변 지역 여행을 많이 다니시기를
권합니다. 애들레이드만 해도 가 볼 때가 참 많답니다. 시티에 있는 런든몰에 가면 여
행지 정보를 무료로 받을 수가 있어요.
단체로 가는 여행팩키지를 이용할 수 있구요, 직접 운전해서 갈 수도 있는데 직접 운전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이롭습니다. 이 곳 애들레이드는 운전하기 참 편하
더군요. 처음에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어 걱정했는데, 막상 운전을 시작하니 본능적
으로 왼쪽 차선을 타고 잘 갑디다.
사람들이 양보하는 게 몸에 배어 있어서 한국보다 운전하기가 훨씬 편해요. 몇 가지 우
리나라와 다른 신호등과 교통법규만 잘 지키면 아무 문제없이 운전할 수 있답니다.
5. 집중적으로 부족한 공부와 책 읽기
추운 겨울방학이나 더운 여름방학 때 권하고 싶은 방법입니다. Math나 Science 같은
과목에 약하다면, 한국에서 관련 워크북 같은 것을 챙겨와서 방학 동안 해 주어도 좋
습니다. 도서관에서 책도 맘껏 빌려다가 읽어도 되구요, 아이들과 미리 이번 방학에는
하루에 책 10권 읽기에 도전하자고 약속하고 실천에 옮겨보아도 좋답니다. Non-
fiction 도서는 주 별로 주제를 정해 해당하는 책을 빌려다가 함께 보는 것도 참 좋은
방법입니다. 전 지난 여름방학 때, 지현이랑 사이언스 관련 책을 원 없이 읽었답니다.
오실 때 JY Immersion Reader같은 것 가져오셔서 주제별로 분류한 다음, 해당 관련
도서를 빌려다가 읽어주면 너무나 좋을 듯. 저는 몇 년 전에 사둔 사이언스 책 60권을
들고 왔어요. 아주 얇은 책 60권이라서 들고 오는데 부담이 안 되더라구요. 60권을
한 달에 5권씩 주제별로 분류해서 리스트를 만들었죠. 5권 중에서 중복되는 것 하나
를 줄여 4권으로 압축했어요.
그러면 한 주에 한 가지 주제가 정해지죠. 도서관에 가서 관련 동화책을 찾아보면 10-
30권 정도의 책을 찾을 수 있더군요. 그 책들을 일주일 동안 아이와 함께 읽었답니다.
책도 함께 읽고 지식도 더불어 쌓아갈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죠. 같은 주제에 대해
몇 십 권의 책을 읽다 보니 외우지 않아도 머리에 쏙쏙.
이상,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방학 때 무엇을 하면 좋을지 5가지 정도로 요약해 보았어요.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1) 4월과 10월에는 여행하기 참 좋은 날씨입니다. 아이들과 주변여행지를 많이 많이
돌아다니세요.
2) 겨울방학(7월)에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Vacation Program과 책 읽기를,
3) 여름방학 (12-1월)에는 Community Center에서 좋은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거에요. 그 프로그램과 부족한 과목/책 읽기, 또는 수영강습 등을 받게 하면 후회
없는 방학을 보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6탄에서는 5탄에 이어 호주 아이들은 방과 후에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 DictionaryMania |
2008-03-06 7:26:59 |
| After School Care Program이 가장 인상적이군요. 우리 나라에도 공교육에서 그렇게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호주에서 보내는 초등학교 생활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되겠네요. 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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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영세영맘 |
2008-03-07 12:21:25 |
| 선생님 글을 읽으니, 애들 데리고 떠나고 싶네요. ㅋㅋ. 6탄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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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uby |
2008-03-14 4:19:15 |
|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의 글을 보니 반갑기도 하고 호주생활 잘 하고 있는듯... 부럽습니다. 선생님의 정보는 해외에 갈 기회가 있는 사람에게 아주 유익하겠습니다. 저에게도 그런 멋진 계획이 있었으면... 하였튼 선생님도 공부 잘하고 있는지요? 선생님은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정보주세요. 그럼,선생님의 멋진 호주생활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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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주 |
2008-03-16 12:20:06 |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참 부지런들 하시다는 감탄을 오늘도 하고 반성합니다. 이렇게 장문의 글을 쓰실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실텐데 공공을 위해서 시간내주심에 감사할 따름. 다음 편도 기대할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