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이의 호주생활에 쓰기엔 뭐해서 그냥 몇 가지 적어봅니다.

요즈음 전 그냥 들리는 영어 때문에 많이 웃고, 스스로 배우는 기회를 갖는답니다.

1) Do another one.

몇일 전, 아이랑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어요. 물론 현지인들도 몇 명 있었구요.

지현이가 멍키바에 매달려 앞으로 나아가는걸 성공하길래, 제가 그랬어요.

Good job, Darling!. Do it once more.

옆에 있던 현지인 엄마, 그 집 딸이 얼굴에 미소를 활짝 머금은채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왔어요.  Well done! Do another one.

아! 한 번 더 해보라고 할 때 저런 표현을 쓰는구나. 전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던 영어표현이라서 귀에 쏘옥!    한 번 따라해 보세요. Do another one.

2) I am no longer a fulltime student.

작년에는 제가 학생이라서 은행에서 수수료가 전혀 없는 계좌를 이용했었어요.  제 학생증이 2월말로 만기가 되어서 그런지 은행에서 연락이 왔더군요. 학생인지 아닌지 가까운 지점에 들려서 알려달라고 말이죠.   

그 다음날, 은행에 가서는 이렇게 말했지요. I have an account for fulltime students, but I am not a fulltime student anymore. I wonder what kind of options I can take?

은행 직원 왈, You are no longer a student? All right! There are a couple of options ~~.

아! 오늘도 내가 잘 사용하지 않는 영어표현이 귀에 쏘옥....

3) You will decide.

오늘 아침의 일입니다. 혼자서 참 많이 웃었어요.

요즈음 지현이 교실에 가면 박스에 Reception~Year2가 읽으면 좋을 책을 담아놓았어요. 원하는 사람은 준비되어있는 종이에 날짜와 이름, 제목을 쓴 다음 빌려볼 수가 있죠. 제가 임의로 한 권을 골라 기록지에 적었을 때, 지현이가 와서 한 권 더 빌리고 싶다고 하더군요. 책이 많지 않아 한 권밖에 빌리지 못할거다 했더니 자기가 담임에게 물어보겠다고 두 권의 책을 들고 교사에게 가서 직접 물어보대요. 당연히 한번에 한 권밖에 빌릴 수 없다는 대답..

저에게 오더니 엄마가 빌린 건 읽기 싫다고 투덜거리길래, 그럼 원하는걸 골라라 했지요. 바쁜 아침시간에 교실에서 딸내미와 엄마의 신경전이 벌어졌답니다.

그러면서 오가던 대화 (담임도 참여)

지현: I don't like to read this book.

엄마: Choose one book what you like.

지현: You have chosen one already and wrote the title.

엄마: No worries. I will erase it and write the title again.

지현: (Grumpy and grumbling)

담임: Julie, Your mom will cross it out and write again.

엄마: Take a look at two of books and choose one.

지현: (She is still grumpy.)

담임: You will decide.

지문을 읽는 분은 이 상황에서 제가 왜 웃었을까 궁금하실 수도 있을거에요.

Cross out이라는 표현이 생각이 안나서 erase를 사용했던 것, 전 아이에게 두 권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길게 설명하고 있는데, 교사가 던진 한 마디 You will decide.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랄까요... 집으로 오는 내내 혼자서 실실 웃었답니다. 그러면서 배우는거죠.

오늘도 영어표현 땜에 웃었던 아침이었습니다.